안젤리나 졸리의 선택이 주는 교훈
2013/05/21 10: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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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예방적 유방절제술 시행, 모든 사람이 예방적 수술 대상은 아니야
가족력 있거나 젊은 환자 유전성 유방암 검사대상, 돌연변이 보인자는 감시 예방 필요
무분별한 유전자 검사 문제점 많아 전문가와의 유전 상담 필수
 
최근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변이 때문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 양쪽 가슴을 절제했다는 기사가 발표되면서 세계 언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녀는 지난 14일 뉴욕타임스에 ‘내 의학적 선택(My Medical Choice)’이란 기고문을 보내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 확률을 낮추기 위해 양쪽 유방절제술을 받기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5~10%를 차지하며 유전성 유방암과 관련한 유전자 중 BRCA1, BRCA2 유전자 변이는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로 알려졌다. BRCA1과 BRCA2 유전자는 암으로부터 몸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암을 일으키는 외부 자극에 약해져 젊은 나이에 여러 종류의 암이 생기게 된다. 안젤리나 졸리는 변이 유전자를 보유해, 암 발병을 막고자 유방 절제라는 선택을 한 것이다.
 
유전자 변이 있을 시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위험 크게 높아져
 
한국유방암학회(회장 윤정한/이사장 송병주)에서 주관하는 한국인 유전성유방암 연구(KOrean Hereditary BReast cAncer Study, KOHBRA 연구)에 따르면,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 환자의 BRCA 유전자 변이의 빈도는 25%가량이며, 35세 미만 유방암 환자는 10%가량 변이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의 70세까지의 유방암의 누적발생률은 BRCA1는 72.1%, BRCA2는 66.3%로 조사됐고, 70세까지 난소암의 누적발생률은 BRCA1과 BRCA2에서 각각 24.6%와 11.1%로 조사됐다. 또한, 유방암에 걸린 BRCA 변이 보인자가 향후 5년간 반대편 유방암에 걸릴 위험은 BRCA1과 BRCA2에서 각각 16.2%와 17.3%로 보고됐다.
 
안젤리나 졸리가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경우 변이 자체를 없애는 치료법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 유전성유방암 연구 책임연구자인 분당서울대병원 김성원 교수는 “BRCA 변이를 보유한 보인자라면 암 발생 감시, 화화적 예방 및 예방적 수술 등을 통해서 적극 암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방암의 위험을 90% 이상 낮추고, 예방적 난소 절제술은 난소암의 위험을 97% 이상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난소절제술은 유방암의 위험도를 동시에 5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35세~40세 사이에 출산이 끝난 여성의 경우라면 난소절제술을 권하게 된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유전자 검사와 예방적 수술 위험, 전문의 진단과 상담 필수
 
안젤리나 졸리의 유전자 검사 결과 및 예방적 수술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유전자 검사에 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전성 유방암 검사는 반드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해야 하며, 전문가에 의한 검사 전후 유전 상담을 거쳐 검사의 득실을 자세히 따져야 한다. 유명인인 안젤리나 졸리가 수술을 결정했다고 해서 모든 여성이 양측 유방을 절제해야 할 근거도 없다.
 
현재까지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방암 발생의 빈도를 낮출 뿐, 사망률을 낮추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예방적 난소절제술의 경우에는 난소암의 발생률뿐 아니라 사망률 또한 낮추었다고 보고되어서 BRCA 보인자라면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경우도 난소의 영구적인 제거에 따른 조기폐경 및 폐경 후 증후군, 골다공증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돌연변이 검사나 돌연변이 보인자의 예방 및 치료는 개별적인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자세한 전문가에 의한 상담을 통하여 결정해야 한다.
 
유전자 정보가 알려져 자녀와 가족에게 미치는 사회 심리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있다. 부모 중 한 명이 유전자 변이가 있을 때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이다. 미국은 개인의 유전 정보 때문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법률이 발효 중이지만, 안젤리나 졸리의 고백으로 자녀가 앞으로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차별 및 심리적 압박에 대해서 한 번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지난 5월 아시아 주요 11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제2회 아시아 유전성 유방암 컨소시엄(Asian BRCA Consortium, ABRCA) 심포지엄에 따르면, 이들 국가 중 유전자 검사에 대한 보험 급여가 이루어지고, 개인의 유전정보를 보호하고 돌연변이 보인자의 차별 금지를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뿐임을 확인하였다. 이에 컨소시엄 참가국은 <아시아의 각 정부가 적어도 BRCA 유전자 검사를 국가에서 보조하고, 개인의 유전정보 및 차별금지를 위한 법률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에 합의했다.
[ 최영선 기자 mdilbo@hot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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