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경직적인 제도로 외국으로 환자 보내고 있는 실정… 시급한 개선 필요

테라노스틱스 분야에 혼신의 역량 집중… 핵의학 분야 반등의 단초

“오랜 역사에 걸쳐 다져온 연구 역량과 세계 핵의학 분야의 선도적인 리더십을 지닌 ‘First Mover'로서, 걸림돌이 되고 있는 국내 보건의료 분야의 제도적 부분의 난관을 앞으로 과감히 혁파해냄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학회로 도약해 나갈 것입니다.”

대한핵의학회 민정준 회장(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교실 교수)과 강건욱 차기회장(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교실 교수) 등 임원진은 4~5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제21차 아시아핵의학협력기구 학술대회 및 제61차 대한핵의학회 추계학술대회 기간 중인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학회의 현안에 대해 밝혔다.

민정준 회장은 “대한핵의학회는 지난 60여 년간 핵의학분자영상 분야에서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이뤄왔으며 2006년 세계핵의학회 의장국을 맡는 등 세계 핵의학 발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연구분야에서도 많은 기여를 함으로써 지난해에는 ‘올해의 국가’로 선정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또 아시아핵의학협력기구의 2001년 창립 당시부터 회장국을 맡아 아시아핵의학전문의제도 시행 등 협력발전을 주도함으로써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한핵의학회는 그러나 이같이 대내외적으로 강력한 역량을 발휘해 왔지만 국내 보건의료분야의 많은 제도적 제약으로 국내 기술 수준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함에도 독일 등 해외로 원정치료를 떠나 보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개발단계에 있는 의약품을 제한적으로 사용가능케 하는 치료복적사용승인제도가 있지만 그 대상이 국내에서 임상시험승인을 받은 의약품으로 한정돼 해외에서 개발, 임상사용 중인 의약품은 국내에선 이용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건욱 차기회장은 “국내에 치료기술이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국내의 경직적인 제도로 인해 약값 2천만원, 의사 치료비 2천만원에 달하는 독일로 환자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시급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같이 학회를 압박하고 있는 제도적인 미비점과 모순점은 핵의학의 비전을 어둡게 하고 있으며 작년 전공의 전기모집에서 16명 정원에 3명이 지원, 최하위의 지원율을 기록하는 등 해가 갈수록 낮은 지원율을 보이는 점도 학회의 어려움을 더욱 더 가중시키고 있다.

이같은 낮은 전공의 지원율은 지난 2014년 PET의 요양급여기준이 축소된 이후 전문의의 직업 불안정성이 높아졌고 종합병원 이상급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핵의학과의 특성상 핵의학 전문의의 일자리 제한 우려 때문으로 학회는 분석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핵의학 영상 검사와 치료를 위한 방사성의약품 도입으로 진료분야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핵의학 전문의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핵의학 전문의 정년퇴임으로 62명의 전문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학회는 전공의 수련환경개선을 위해 수련병원 자격기준을 지도전문의 2명에서 3명 이상으로 높이고 대한병원협회 ‘전문과목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개발 공무사업’에 선정돼 역량중심 수련교과과정으로의 전면 개편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핵의학 진료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핵의학계는 현재 핵의학 분야에서 발전의 핵심 분야로 손꼽히고 있는 테라노스틱스 분자영상 분야에 혼신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침체기에 처해진 핵의학 분야 반등의 단초로 삼고 있으며 새로운 치료영역 확대 등으로 희망찬 비전을 하나하나 엮어가고 있다.

민정준 회장은 “무한한 잠재 역량을 지닌 강소학회로서 앞으로 한 번의 의약품 투여로 종양의 영상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테라노스틱스‘ 분야를 선도함으로써 핵의학 진단과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