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二元적 의료체계 고려하지 않는 법원의 판단”
2023/09/19 08:0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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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醫, 한의사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 관련 법원의 섣부른 판결 규탄 성명서 발표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진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게 될 것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명하)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진료에 상용하는 것이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결하고, 한의사의 뇌파계 의료기기를 통해 파킨슨병과 치매를 진단 할 수 있다는 판결 등 우리나라의 이원적 의료체계를 고려하지 않고 국민에게 큰 위해를 입히는 판결이 연이어 나오는 것에 대하여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성명서에 따르면 서울시의사회는 최근 잇따른 법원의 한의사 진단의료기기 사용 허용 판결에 대하여 대한민국 사법부가 의사와 한의사의 이원화된 의료체계의 경계를 스스로 허물어 버리고 있다고 전하며「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강력한 의료일원화 취지의 판결로 인하여, 기존 대한민국의 의료체계가 송두리째 엎어져버린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이라면 의사도 한약을 못 지을 이유가 없고 침술을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법원은 의사의 의료행위인 IMS에 대하여는 이원화를 인정함으로써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오락가락 판결을 내리고 있다.」며 의사가 피고인 비슷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른 판결을 했던 것을 지적하였다.


아울러「현대의 진단용 의료기기가 의사만 독점적으로 의료행위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언급은 한의사들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내용과 글자 하나 다르지 않다. 법원의 섣부른 판결로 인하여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체계는 벼랑 끝에 있는 것과 다름 아니다. 앞으로 유사한 판결이 속출할 것이며,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무면허 의료가 팽배할 것이다.」라며 법원이 밑도 끝도 없이 경계를 허물고 중첩되는 영역을 인정하라는 판결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에 대해 사법부는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성 명 서]

대한민국 법원은 혼란(混亂)의 의료일원화를 원하는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9부(이성복 부장판사)가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진료에 사용하는 것이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파기환송심에서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보조적으로 활용해 진료한 행위가 한의학적 원리에 의하지 않는 점이 명백하다거나 의료행위의 통상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의료법 규정상 '한의사로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작년 12월 대법원 판결 취지를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의료공학과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개발된 진단용 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이 '면허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려면 종전과 다른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라면서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지난달 한의사가 뇌파계를 사용해 파킨슨병과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는 판결도 내놨다.


2022년 12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무죄로 판결하여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대법원은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새로운 판단기준” 을 내놓으면서, 기존 이원적 의료체계로 되어있던 법적 판단기준을 뒤엎고 ‘의료행위의 개념은 의료기술의 발전, 시대상황의 변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과 필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 이라며, 전통적인 한방의료의 영역을 넘어서 한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이 생겨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바람직한 문제 해결의 방향” 이라는 항목을 이례적으로 추가하여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의사에게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허용할지 여부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양의학과 한의학을 준별하는 현행 의료체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양의학과 한의학의 경계를 허물고 일정 부분 중첩되는 영역을 인정할 것인지를 결정하여야 하는 중대한 문제이다.”


최근 이어지는 법원의 판결을 볼 때, 이미 대한민국 사법부는 적극적으로 의사와 한의사의 이원화된 의료체계의 경계를 스스로 허물어 버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행정부도 다르지 않다. 이달 4일 공포·시행되고 있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 고시 개정에 경근간섭저주파요법(ICT)과 경피전기자극요법(TENS)이 한방물리요법 상세분류로 신설된 것과 관련하여, 그간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급여 한방물리요법을 정부가 인정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요컨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강력한 의료 일원화 취지의 판결로 인하여, 기존 대한민국의 의료체계가 송두리째 엎어져버린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이라면 의사도 한약을 못 지을 이유가 없고 침술을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법원은 의사의 의료행위인 IMS에 대하여는 이원화를 인정함으로써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오락가락 판결을 내리고 있다.


본회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이원적 의료체계에서 한의사들의 무분별한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왔다. 한의사들이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크나큰 위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번 초음파 관련 파기환송심에서도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으로 인해 입은 환자의 돌이킬 수 없는 피해에 대하여 참작되지 않은 것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의 진단용 의료기기가 의사만 독점적으로 의료행위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언급은 한의사들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내용과 글자 하나 다르지 않다. 법원의 섣부른 판결로 인하여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체계는 벼랑 끝에 있는 것과 다름 아니다. 앞으로 유사한 판결이 속출할 것이며,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무면허 의료가 팽배할 것이다.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의 오진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입게 될 것이다. 법원이 밑도 끝도 없이 ‘경계를 허물고 중첩되는 영역을 인정하라’ 고 하는 바람에 앞으로 벌어지게 될 아수라장에 대해 사법부는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2023. 9. 18

서울특별시의사회


[ 정종민 기자 mdilbo@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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