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정성진 교수

I. 서론

현재 복압성요실금의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널리 시행되고 있는 중부요도슬링 (mid-urethral sling) 수술법은 1992년 Ulmsten과 Petros가 제안한 중부요도 이론 (integral theory)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인공 메쉬를 이용하여 약화된 치골-요도 인대 (pubo-urethral ligament)를 강화시켜주는 방법이다 [1]. 국내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보급되어, 현재 대다수의 복압성요실금 수술법으로 자리잡았고,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이 시행되는 복압성요실금 수술법이다 [2]. 과거 수술법에 비해서 덜 침습적이면서도, 성공률이 높고, 최근에는 10년 이상 장기간 효과가 유지되는 효과적인 수술법으로 보고되고 있다 [3]. 그러나, 수술 성공률이 높기는 하나, 여러 연구들에서 중부요도슬링 수술 성공률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자들이 보고되었는데, 특히,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에서 발견되는 배뇨근과활동 [4], 배뇨근 수축력 저하 [5,6], 그리고 기능장애성 배뇨 (dysfunctional voiding) [7]등은 중요 수술 실패 예측인자로 인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요역동학검사는 방광과 요도의 기능적 이상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임상진료에서 신경인성방광이나, 원인이 애매한 배뇨증상 등 다양한 배뇨 관련 이상의 원인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시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요실금 환자의 평가에 있어서는, 임상증상에서 배뇨근과활동이 의심되는 경우, 이전 요실금 수술이 실패한 경우, 골반장기탈출증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 다른 배뇨장애를 시사할 만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 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의 일각에서 복압성요실금 수술 전에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제시되었고, 몇몇 언론 매체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보도하기도 하였다. 저자는 현재까지 발표된 여러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복압성요실금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의 타당성에 대해서 고찰하고자 한다.

II. 복압성요실금 수술 실패 인자

복압성요실금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 실시의 목적은 앞서 언급한 수술 실패의 위험인자를 미리 파악하여 이를 치료방침 결정에 이용하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는 국가보험 규정과 맞물려서, 복압성요누출압 (abdominal leak point pressure) 자체를 측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생각 되어지는, 다소 이상한 컨셉트가 형성되었다. 물론, 복압성요실금의 두 가지 병태생리인 요도과운동성과 내인성괄약근기능부전을 구분하는데 도움을 주는 복압성요누출압이나 최대요도폐쇄압 (maximum urethral closing pressure)은 요역동학검사의 중요 측정지표의 한 가지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현재의 중부요도슬링 수술법이 보편화되기 전에, 주로 시행되었던 Burch 술식과 치골질식슬링 (pubovaginal sling) 수술에서는 복압성요실금의 두 가지 병태생리가 수술법의 선택에 중요하였기 때문에 [8,9], 수술 전에 복압성요누출압 측정을 통해서 어떠한 병태생리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주로 시행되는 중부요도슬링 수술은 이 두 가지 병태생리 모두에서 우수한 성공률을 나타내고 있고 [10], 최대요도폐쇄압과 복압성요누출압에 따른 수술 성공률의 차이가 없다는 보고가 많다 [11]. 즉, 과거에는 수술법의 선택에 최대요도폐쇄압과 복압성요누출압이 중요하여, 이것이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의 중요 측정지표였다면, 현재의 중부요도슬링 시대에서는 이 측정지표가 수술 성공률 예측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대신, 앞서 언급한, 과거부터 복압성요실금 수술 성공률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알려진 배뇨근과활동 [4], 배뇨근 수축력 저하 [5,6], 그리고 기능장애성 배뇨 [7]등이 현재의 중부요도슬링 수술 시대에서도 중요 수술 실패 예측인자로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에서 최대요도폐쇄압과 복압성요누출압의 측정보다, 앞서 언급한 방광과 요도의 기능적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복압성요실금 수술적 치료에 대한 대부분의 가이드라인들에서는 앞서 언급한 수술 실패 예측인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과, 더불어 이전 요실금 수술에 실패한 경우와 동반된 골반장기탈출증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를 반드시 시행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12-18].

III.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의 필요성에 대한 세계 각 국의 가이드라인

현재까지 복압성요실금 수술 전 시행하는 요역동학검사의 가치를 평가한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는 없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의 가치를 평가하자면, 이와 관련된 여러 관련 학회들의 가이드라인을 참조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비록, 이러한 가이드라인들 [12-18]이 주로 환자대조군 연구 및 소규모 전향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증거들과 이를 바탕으로 하여 관련 전문가 의견으로 만들어져서, 증거 수준이 낮은 편이나,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관련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서로 합의에 의해 완성한 임상진료지침이기 때문에,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가 없는 현 시점에서는, 충분히 진료의 표준지침으로 삼을 만하다. 세계 각 국의 관련 학회 가이드라인들에서는 복압성요실금 수술 전에 반드시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2-16]. 다음은 세계 각국의 가이드라인에서 명시한 <복압성요실금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 실시>의 입장을 정리하였다.

유럽비뇨기과학회 (European Association of Urology) 2010년 [12]
<임상적으로 진단된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의 치료로서 가역적인 치료방법 (행동치료, 골반근육운동 등)을 시도할 경우는, 요역동학검사 없이 일차적인 임상평가 후 치료 시작이 가능하다 (28 페이지 - 5.1 Initial assessment & 5.2 Initial treatment of UI in women).
가역적인 일차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 중재적 치료 (interventional therapy)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요역동학검사는 검사 결과가 중재적 치료의 선택에 영향을 줄 경우, 이러한 치료 전에 요실금의 형태를 진단하기 위해 강력히 추천된다 (31 페이지 - 5.3.1 Assessment of specialized management of UI in women).
요역동학검사로 복압성요실금이 확인되었다면, 요도과운동성을 가진 환자에게 총체적인 비수술적 치료, 후치골견인 수술, 방광목/요도슬링 수술 등이 추천될 수 있다 (31 페이지 - 5.3.2 Treatment of specialized management of UI in women).
영국 왕립 산부인과 협회 (Royal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aecologists) 2003년 [13]
진성 복압성요실금으로 수술을 시행 받을 여성들에서 치료 전에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해야만 하는 것은 추천된다.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 실시에 대한 자료는 부족하지만, 비가역적인 수술을 시행 받기 전에는, 배뇨곤란이나 배뇨근과활동 같은 수술 실패 예측인자가 존재한는지와 요실금의 형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이득이다 (7 페이지 - 4. Preoperative management).

국제 비뇨부인과학회 (International Urogynecological Association) 2008년 [14]
침습적인 요역동학검사 (통상의 요역동학검사)는 침습적 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거나, 이전의 수술적 또는 보존적 치료가 실패하거나, 배뇨장애, 신경인성방광, 또는 설명되지 않는 요실금이 있는 여성들에게 권장된다 (21 페이지 - Outcomes and UD testing; 22 페이지 - Conclusions and recommendations).
제 4차 국제 요실금 협의회 권고 (Fourth International Consultation on Incontinence Recommendations) 2010년 [15]
요역동학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가 바뀔 가능성이 존재할 때, 즉 요실금과 골반장기탈출증에 대한 대부분의 침습적인 치료 전에는 요역동학검사 시행이 추천된다 (216 페이지 - Urodynamic testing).
가역적인 일차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 중재적 치료 (interventional therapy)가 요구될 수 있다. 요역동학검사는 검사 결과가 중재적 치료의 선택에 영향을 줄 경우, 이러한 치료 전에 요실금의 형태를 진단하거나, 치료 계획에 도움을 얻기 위해 강력히 추천된다 (223 페이지 -Specialized management).
국제요실금학회 요실금 제 4판 (Incontinence 4th edition) 2009년 [16]
복압성요실금으로 수술적 치료를 받을 모든 여성들에게 수술 전에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446 페이지 - c) Aspects of urodynamic studies relevant to therapy for stress urinary incontinence).
수술적 치료가 예정되어 있거나, 요실금의 병태생리에 의문이 있거나, 단순한 요실금인지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합리적인 치료방법 결정과 치료 예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모든 경우에서 침습적인 요역동학검사가 시행되어져야 한다. 이것은 단지 요실금 자체를 검사한다기 보다는 방광과 요도의 저장 및 배뇨 기능에 대한 총체적인 검사를 의미한다 (449 페이지 - Recommendations for urodynamic studies in women with urinary incontinence).

따라서, 대부분의 가이드라인들에서, 복압성요실금 수술을 예정한 경우는 예외 없이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를 실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IV.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에서도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가 필요한가?

현재 일각에서 제기된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의 가치에 대한 의문의 중심은 <임상적으로 진단된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을 가지는 환자들에게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 보았듯이, 대부분의 가이드라인들은 임상증상에 상관없이 <비가역적인 침습적 수술>을 앞 둔 경우에는 반드시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NICE) [17] 가이드라인에서 <임상적으로 진단된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을 가지는 환자들에서는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를 반드시 실시할 필요는 없다>고 제시하였고, 또한, 미국비뇨기학회 가이드라인 [18]에서 복압성요실금 수술을 앞둔, 다른 증상이 없는 건강한 여성 환자들에 있어서는,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를 표준 평가가 아닌, 권장 평가로 배정하여, 논란이 되었다.

<임상적으로 진단된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을 가지는 환자들에서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는 위해서는, 이러한 환자 군을 대상으로, 요역동학검사를 실시하여 과연 몇 퍼센트에서 순수 복압성요실금이 아닌, 다른 방광과 요도의 기능적 이상이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에 관해서 몇몇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이러한 환자 군에서도 21.8-25.7%는 순수 복압성요실금이 아닌, 다른 기능적 이상이 동반 또는 단독으로 존재함이 보고되었다 [19,20]. 국내의 경우도 비슷한 환자 군의 20.9%에서 수술 실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배뇨근과활동, 배뇨근 수축력 저하, 또는 방광출구폐색이 존재한다고 보고되었다 [21]. 즉, 다양한 요실금 증상을 호소하는 전체 여성들에서, <임상적으로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을 가지는 여성들만 선별한다고 해도, 1/4 또는 1/5에서 수술 성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방광과 요도의 기능적 이상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임상적으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현재의 중부요도슬링 수술법이 과거 수술법에 비해서 아무리 침습도가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엄연히 <비가역적인 수술>이고, 아무리 임상증상으로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을 선별해도, 1/4 또는 1/5에서는 수술 실패의 위험인자인 방광과 요도의 기능적 이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검사의 양성예측도는 그 집단에서의 질병 유병율에 영향을 받지만, <임상적으로 진단된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이 실제 요역동학검사에서 <순수 복압성요실금>을 예측하는 양성예측도가 외국의 연구에서 74-78% [19,20]이고, 국내의 연구에서 79.1% [21] 수준임을 감안하면, 비가역적인 수술을 앞둔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을 가진 환자들에게 요역동학검사를 생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즉, 불필요한 수술을 시행하거나, 수술 성공률이 낮아지고 합병증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Basu 등 [22]은 영국의 관련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NICE 가이드라인 [17] 내용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응답자의 약 반수에서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실제 임상진료를 바꾸지는 않겠다고 하였으며, 그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임상적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 환자에서 수술 전에 요역동학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반대였다.

임상증상만으로 <요역동학적 순수 복압성요실금>을 예측하는 것은, 앞서 보았듯이 예측의 정확도가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상증상으로 정의한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을 가지는 환자들이, 다양한 요실금 증세를 가지는 전체 환자들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는 점에서도 문제점이 있다. 2008년 보고된 Agur 등 [19]의 연구에서는, 요실금으로 병원을 방문한 전체 6,276명의 여성들에게 NICE 가이드라인 [17]에서 제시한 <임상적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을 확인해 보니, 단지 324명만이 확인되어, 전체 환자들의 5.2%에 지나지 않았다. Digesu 등 [20]의 연구에서도 전체 요실금 여성들 중 단지 17.3%만 차지하였고, 국내의 연구 [21]에서도 전체 요실금 여성 1,019명 중에서 단지 211명 (20.7%)만이  <임상적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을 보였다. NICE 가이드라인 [17] 조차도 이러한 환자 군을 “the small group of women with a clearly defined clinical diagnosis of pure SUI…”로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적으로, 임상진료에서 이러한 증상 군을 가지는 환자 군의 비율은 작은 것이고, 이 경우, 임상증상을 이용한 요역동학검사 결과 예측은, 임상적 유용성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V. 진행 중인 연구

현재 복압성요실금에서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의 가치를 평가한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다행히 이에 관한 두 가지 연구가 현재 진행 중에 있는데, Urinary Incontinence Treatment Network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The Value of Urodynamic Evaluation trial [23]과 Dutch consortium에서 진행하고 있는 The Value of Urodynamics Prior to Stress Incontinence Surgery study [24]가 그것이다. 향 후 2-3년 뒤에 연구결과가 발표되면, 복압성요실금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의 가치에 대한 많은 궁금증들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더 명확한 증거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관련 분야의 많은 가이드라인들 [12-16]에서 제시하였듯이, 환자의 증상에서 방광과 요도의 기능적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임상적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만 있더라도, <비가역적인 수술적 치료>를 계획한다면, 반드시 요역동학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겠다.

VI. 결론

지금까지 제시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복압성요실금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의 타당성에 대해서 고찰해보았다. 종합하면, 현재의 중부요도슬링 수술 시대에서 수술 전 시행되는 요역동학검사의 의의는 복압성요누출압이나 최대요도폐쇄압 측정을 통한 복압성요실금의 병태생리를 평가하는 것보다는, 복압성요실금 외에 방광이나 요도의 다른 기능적 이상을 미리 발견하여, 이를 치료방침 결정에 적용함으로써,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불필요한 수술을 방지하는 것이다. 현재의 모든 가이드라인들은 이러한 수술 실패 위험인자가 있는 모든 환자들에서 수술 전 요역동학검사를 실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요역동학검사를 배제하고 환자의 증상을 포함한 임상검사만으로 요역동학검사의 <순수 복압성요실금>을 예측하였을 때, 1/4 또는 1/5에서, 수술 성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방광과 요도의 기능적 이상이 발견된다는 점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임상적 순수 복압성요실금 증상> 환자들에게도 수술 전에는 반드시 요역동학검사를 실시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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