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보도, 문제 지적에서 해결지향으로 전환 필요”
2021/11/23 10:3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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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19일 대한상의에서 후기학술대회 '감염병보도 품질평가' 언론진흥재단세션 개최

감염병 상황에서 이어지는 언론보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는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후기학술대회 '감염병보도 품질평가' 언론진흥재단세션을 개최했다. '감염병보도 품질평가'세션에서 언론학자들은 감염병 보도의 품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잘못에 대한 지적중심에서 벗어나 해결지향 접근이 필요하며 인공지능의 효율성과 인간의 정확성을 함께 활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감염병보도의 해결지향 접근 : 과제와 전망


이미나 숙명여대 미디어 학부 교수는 “감염병보도의 해결지향 접근: 과제와 전망”을 발제하면서 “갈등 유발형, 문제 지향 보도는 언론수용자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부정적 세계관을 형성해 뉴스를 회피하도록 한다”며 “문제뿐 아니라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해결지향 보도는 언론이 해결책이나 답안을 제시하는 보도가 아니다”라며 “문제를 드러낼 뿐 아니라 문제대응과정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여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보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사의 제공과 소비가 이용자 선택에 의해 좌우되는 환경에서 해결지향 보도가 독자로 하여금 기사 내용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충성도 높은 독자를 더 많이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자들은 언론인으로서의 직무에 만족하게 되고 효능감이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언론은 감시견 역할뿐 아니라 안내견 역할도 중요하다”며 “해결지향 보도는 문제를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적 맥락까지 찾아야 한다. 노력, 시간을 들여 사실을 확인하고, 반대입장과 현장의 반응도 점검하는 등 해결지향 보도는 언론이 원래 하던 것을 더 잘 하자는 의미”라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해결의 과정에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문제해결의 과정을 기록하고 매뉴얼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 자연어 생성을 통한 감염병보도 기사품질 측정의 원리에 대한 고찰


이어진 발제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보도품질 측정방법이 제시됐다. 윤호영 이화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자연어 생성을 통한 감염병보도 기사품질 측정의 원리에 대한 고찰”에 대해 발제하면서 “인공지능으로 감염병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담고 있는 기사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문장과 사람이 쓴 실제 기사의 문장과의 유사성을 비교해 괴리를 찾을 수 있다”며 “컴퓨터가 만들어낸 기사 문장을 기사 품질의 판단 기준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윤호영 교수는 “기존 지도학습 방식의 인공지능 기계학습을 감염병보도기사의 품질측정에 적용하면 먼저 대용량의 자료를 사람이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량의 품질 좋은 기사를 골라내야 하는 과정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비지도학습 방식으로 기존에 보도된 기사들의 품질에 기반하여 평균적인 수준의 기사 문장을 다양하게 만들어 앞으로 보도될 기사의 품질을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기존의 지도학습 방식은 판단 기준점을 활용하는 방식인 반면, 새로 제시하는 비지도학습방식은 비교 기준점을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기존 지도학습 방식으로는 품질이 높은 기사 자료를 대량으로 수집해 기사 품질을 판단해야 하지만, 새로 제시한 비지도학습 방식은 기존에 보도된 기사들의 품질에 기반하여 앞으로 보도될 기사의 품질을 측정할 수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인공지능으로 평균적인 기사 문장을 만들어 보도 품질 측정에 이용하면 품질 좋은 기사를 사전에 선별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대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기사 문장을 만들어 기사품질 판단기준으로 활용하겠다는 시도는 대단히 도전적인 과제”라며 “결국 관건은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기사 문장이 인간이 작성한 기사품질 수준에 도달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대민 교수는 “뉴스 품질이 언론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분분한 개념이기 때문에 오히려 인공지능이 보도 품질 측정에 더 적합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은 사람의 편견을 배제하고 가능한 모든 품질의 특징을 찾아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대민 교수는 “딥러닝은 인간의 사고과정과는 구분되는 고유의 작동 원리가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으로 만든 기사 문장이 의도한 품질의 기사를 만들어 내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 위험-기회 모형을 이용한 해결지향 감염병 보도 품질 측정 제안


이어진 발제에서는 이론 기반의 인공지능을 이용한 보도품질 측정방법이 제시됐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기존 인공지능 기계학습 방식은 데이터에서 일정한 유형을 찾는 접근”이라면서 “체계적인 품질 측정을 위해서는 이론적인 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위험·기회 모형을 적용한 보도품질 측정 방법을 제시했다. 


안도현 교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은 세상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비친 그림자이다. 다양한 보도 품질의 판단기준 중에 핵심 요소는 ‘있는 그대로’ 사회 현상을 전달해 공중으로 하여금 사회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라며 감염병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이론적 틀로서 위험·기회 모형을 제시했다. 


안도현 교수는 “바람직한 감염병보도가 되기 위해서는 위해한 것에 대해서는 위험하다고 지각하도록 하고 유용한 것에 대해서는 기회로 지각하도록 해야 한다”며 “언론보도의 선정성도 사회현상을 정확하게 반영한다면 무조건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감염병보도 준칙에 따르면 기사 제목에 패닉, 대혼란, 대란, 공포, 창궐 등의 표현을 과장된 표현이라고 전제하고 있는데 이런 용어 자체가 과장된 것이 아니라 감염병의 위해성 정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때 과장”이라며 “실제로 코로나19 상황은 창궐이라면 정확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감염병보도 품질 측정을 위해 정확성, 관심성, 구체성 등 3개 지표를 제시하면서 “인공지능은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고려할 수 없어 전적으로 인공지능에 의지해 기사 품질을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계와 사람의 장점을 서로 보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도현 교수는 “인간은 복잡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품질 측정을 정밀하게 할 수 있지만, 대용량의데이터를 일관성 있게 측정할 수 없고, 기계는 단순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일관성 있게 측정할 수 있지만 사람만큼 정밀하게 품질을 측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안도현 교수는 지도학습과 비지도학습의 장점을 취한 반지도학습 방식의 문서분석 방법을 소개하면서 위험-기회 모형을 적용해 씨앗 역할을 하는 주제어를 만들어 문서의 주제를 분류하면 대용량의 데이터에서 사람이 직접 분석할 수 있는 양의 문서를 추려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종혁 교수는 “저널리즘 품질에 대해서는 정확성, 일탈성, 독창성, 심층성 등 대단히 많은 기준이 제시돼 있다”며 “언론보도에 대한 집합 단위의 품질측정에서는 중요성과 관심 등 핵심 지표만 이용하면 되지만, 개별 기사 차원에서 기사 하나하나에 대한 품질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제시됐던 모든 품질 측정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도현 교수는 “언론도 변화가 필요하지만 학문도 변화가 필요하다. 언론비평이란 장르가 별도로 존재할 정도로 과도하게 비판지향적인 마인드셋을 갖고 있다. 비판이 아니라 해결 지향의 마인드셋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종혁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그동안 언론학계에서 해결지향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가 미진했다”며 “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의 해결지향 저널리즘에 대한 학계에 자극이 된다”고 했다. 


19일 열린 ‘감염병 보도 품질 측정’ 세션은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감염병보도 품질 제고 해커톤: 텍스트마이닝과 해법중심 접근”사업으로서 이뤄졌다. 


[ 정종민 기자 mdilbo@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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