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일보] 식생활 등을 포함한 생활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인해 질병 보유율이 우리나라 전체 성인인구의 1/3에 달할 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고 타 질환으로의 강력한 파급력으로 ‘국민병’으로서의 심각한 질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고혈압.

질병 자체가 여러가지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발현되고 있고 이처럼 현실적으로 인체의 많은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 질환에 대한 의학적 이론을 뒷받침하고 국민들에게 이 질환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학회의 역할은 점차 그 비중을 더해가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비록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학회는 아니지만 고혈압이라는 질병 자체가 이처럼 의학적으로 다양한 분야와 많은 연관성을 안고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다른 학회와 달리 학회 구성원이 다양하고 기초분야와 임상 분야가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회원 구성원은, 물론 골격을 이루고 있는 심장학 전공자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지만, 중요한 기초의학 분야인 생리학, 약리학, 예방의학 등의 분야와 관련된 회원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으며, 고혈압이 여러 장기에 미치는 질환이라는 점에서 심장 전공자 뿐만 아니라 신장, 뇌, 신경과, 신경외과, 안과, 내분비내과 등 관련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내년 5월부터 이처럼 비중있는 학회에서 그 운영의 키를 잡고 고혈압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과, 또 오는 2016년 국내에서 개최되는 세계 고혈압 학술대회라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게 될 고혈압학회의 김종진 차기 이사장(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내과학 교수)을 만나 학회의 향후 사업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심장혈관센터 소장, 임상의학연구소장, 국제교류위원장 등 핵심적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는 김종진 차기 이사장은 현재의 심장학인 순환기내과를 전공하면서 젊을 땐 주로 관상동맥질환, 중재시술 등의 분야에 주력했으며 고혈압에 대해서는 꾸준히 주요 관심사안으로 포커스를 맞춰 왔다.

- 먼저 고혈압 분야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개 잘 아시다시피 고혈압은 국민병입니다. 고혈압은 현재 그 어떤 질환보다 유병률이 높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인구의 3분의 1이 고혈압 환자로 조사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보다 고혈압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약 5분의 1에 해당되는 인구를 환자라고 본다면 유병률이 어마어마하게 높은 질환이죠. 그러다보니 국민적으로, 국가적으로 이 질병에 대해 관심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특히, 고혈압이 중요한 이유는 고혈압이 질병 그 자체로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고혈압이 있게 되면, 혈압이라고 하는 게 혈관의 압력을 의미하는 것이고, 혈관은 인체에 미치지 않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혈관이 통하는 부분이면 모두 영향이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심장, 뇌, 콩팥 등 연관 기관이 많은데 그런 기관이 잘못되면 생명을 잃거나 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죠. 고혈압은 치료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두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불러 올 수 밖에 없고 이를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심장병을 앓게 되거나 뇌, 혹은 혈관이 잘못된 경우, 혹은 중풍 등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무서운 병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반해, 그 질환들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는 고혈압에 대해서는 두렵다는 인식을 잘 못하죠. 왜냐하면, 고혈압이 가진 특성이 특별한 증상이 별로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중들의 질병에 대한 기준이 쑤시고 아프고 생활에 불편함이 있어야 병으로 판단하는데 고혈압은 그런 유형이 아니다 보니 이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안 돼 있고 방치해 두게 되면 나중에 되돌릴 수 없는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인해 생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그런 결과를 빚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 앞으로 학회를 맡게 되시면 중점을 두실 분야는?

저희 고혈압학회는 그동안 꾸준한 홍보활동을 통해 고혈압에 대한 인식을 많이 제고시켜 왔습니다만, 아직까지도 부족한 점은, 고혈압이 있어도 치료를 제대로 잘 받지 않고 등한시하는 경향이 많다는 겁니다.

고혈압 분야에는 예전부터 통용돼 오던 ‘절반의 법칙’이라는 일종의 원칙이 있습니다. 이것이 뭐냐하면 두 사람의 고혈압 환자가 있으면, 그 중 한 사람은 자신에게 고혈압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나머지 한 사람은 자신에게 고혈압이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지냅니다. 그 다음에 자신에게 고혈압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두 사람 있는데, 한 사람은 치료를 받고 다른 한 사람은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면, 그 중에는 열심히 치료받음으로써 문제없이 혈압 조절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한 사람은 치료를 받는 둥 마는 둥 해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죠.

고혈압에서 중요한 것은 고혈압에 대한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등 세 가지인데,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조절률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절반의 법칙’을 놓고 그대로 보면, 조절률이 고혈압 환자 여덟명 중 한 사람만 조절되는 수준, 즉 12~13% 그친다는 것이죠. 10여년 전만 해도 그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엔 홍보도 많이 되고, 인식도 많이 바뀌어 조절률이 30% 이상까지 올라와있습니다. 저희들이 지향하는 바는 이 수치를 더 끌어올리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회가 주력해야 할 중요한 사업 중의 하나가 고혈압에 대한 인식을 더욱더 제고시키고 고혈압을 철저히 치료해야 한다는 내용의 홍보활동에 중점을 둠으로써, 고혈압에서 제일 중요한 조절률을 현재의 30% 수준에서 50% 이상까지 끌어올리는 것이고 또 그것이 저희들의 궁극적 목표가 되고 있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주 다각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 학회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 중요한 현안 중 하나는, 오는 2016년에 우리나라에서 세계고혈압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되는데, 우리가 4년 전 이 세계대회 유치에 성공해 현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학술대회는 전 세계의 고혈압 전문가들, 저희들이 짐작컨대 적어도 6~7천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현재까지 국내에서 개최된 어떤 국제학술대회보다도 규모가 큰 학술 대회, 그런 학술대회를 국내 고혈압학계가 유치에 성공했고 성공적인 대회로 마무리 짓기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대한고혈압학회를 운영하게 될 책임자로서 이 학술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 국내 고혈압학계의 국제적인 위상은 현재 어떻습니까?

우리나라는 십여년 전까지만 해도 선진국에 비해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등 전 분야에 걸쳐 현저히 낮은 상황이었습니다만, 지금은 거의 선진국 수준에 육박한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저희들이 앞으로 조절률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한다면, 그 어떤 나라보다도 앞서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죠.

- 학회가 당면해 있는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의학분야에서 대부분의 학회가 겪고 있는 문제겠지만, 현 의료 환경이나 의료와 관련된 사회적 분위기가 상당히 왜곡돼 있고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있다보니, 전문가들이 모여 왕성한 학술적 활동을 펼치는데 있어 상당히 제약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공정거래법 등 외부적 환경 변화에 의해 학회 운영과 유지에 있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죠. 그러한 부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새롭게 긍정적으로 변모하길 학계에서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 학회 차기 이사장으로서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저희 학회는 규모 면에서 갈수록 지속적으로 팽창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회원 수가 현재 1500명에 달하고 있으며, 해마다 회원 수가 아주 괄목할 만큼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고혈압 이라는 질병의 특수성과, 또 국민병이라는 중요한 질병에 관련된 분야이다 보니 앞으로도 우리 학회는 규모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고 또 필연적으로 크게 발전할 수 밖에 없는 학회입니다. 따라서 향후 규모면이나 실질적인 학술적 면에서도 어떤 학회보다 다양하게 왕성한 학술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봅니다. 회원들께서 이런 부분에 대해 깊이 인식해 주시고, 고혈압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주셨으면 합니다.

또 한 가지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오는 2016년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 고혈압 학술대회는 의학에 관련된 단체 입장에서 이 같은 대형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되면 저희 학회의 위상이 국제적으로도 제고될 뿐만 아니라, 의학 발전에도 큰 전기를 맞을 수 있는 대단히 의미있는 행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회원뿐만 아니고 고혈압에 관련된 여러 기관이라든지 관심 있는 여러 분들이 이 행사가 꼭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서로 한 마음으로 합심해 앞으로 준비하는 과정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